오늘은 정서적 피로 누적 시대 — 왜 요즘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도 피곤해할까? 에대헤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순간을 겪는다.
좋아했던 취미가 어느 날 갑자기 하기 싫어지고, 기다리던 약속이 오히려 귀찮아지며, 한때 설렘을 줬던 일조차 부담으로 느껴지는 순간.
"내가 이걸 진짜 좋아했던 게 맞나?"
"왜 예전 같지 않을까?"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지며 원인을 찾으려 하지만, 단순히 게으름 때문도, 더 이상 좋아하지 않기 때문도 아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이 현상은 정서적 피로 누적이라는 이름을 가진 시대적 특징에 가깝다.
① 좋아하는 일조차 '의무'로 바뀌는 순간 — 감정의 소모가 문제를 만든다
사람은 어떤 활동을 할 때 두 가지 에너지를 사용한다.
하나는 신체적 에너지, 또 하나는 감정 에너지.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은 신체적 피로보다 감정 피로에 훨씬 취약하다.
좋아하는 일은 원래 감정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인의 일상은 감정 소모를 쉬지 않고 강요한다.
회사에서 감정을 조절하고, 인간관계에서 말을 필터링하고, SNS에서 이미지 관리하고, 타인의 기분을 배려하며 살아간다.
하루가 끝나면 몸보다 마음이 더 지쳐 있는 이유다.
이런 상태에서 취미나 즐거움이 등장하면 원래는 “회복의 시간”이 되어야 하는데, 정서적 여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보니 감정 소모가 없도록 가만히 쉬고 싶어진다.
그래서 좋아하는 활동조차 "오늘은 그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라는 감정에 밀려난다.
즉, 좋아하는 게 변한 게 아니라 감정을 쓸 여유가 바닥난 것이다.
② 성취 중심의 문화가 만든 착각 — ‘잘하려고 해서’ 피곤해진다
요즘 사람들은 이상한 압박을 스스로에게 건다.
취미는 취미의 역할만 하면 되는데,
어느 순간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에서도 결과를 요구하기 시작한다.
- 그림을 취미로 그렸다면 잘 그려야 한다
- 운동을 좋아한다면 몸매가 달라져야 한다
- 글쓰기가 취미라면 돈이 되거나 반응이 있어야 한다
- 게임을 좋아하면 실력이 늘어야 한다
취미는 못해도 되고, 결과가 없어도 되고, 쉬어도 되기 때문에 취미인데
현대인은 취미에조차 "성과"를 부여한다.
그리고 성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낀다.
그 결과 좋아하는 활동은 더 이상 쉬는 시간이 아니라
평가받고 비교하고 발전해야 하는 영역이 된다.
즐겁기 위해 시작한 일이
'잘해야 하는 일'이 되는 순간 피로가 찾아온다.
잘하려는 마음이 나쁜 것이 아니라,
취미조차 업무처럼 다루는 문화가 과한 것이다.
③ 감정 회복이 없는 일상 — ‘충전 없이 사용’하니 당연히 고장 난다
핸드폰을 계속 사용만 하고 충전하지 않으면 꺼지듯,
감정도 사용한 만큼 회복이 필요한데 현대인은 감정 소비만 하고 충전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쉽게 피로해지는 이유는 단 하나,
쉬는 시간처럼 보이는 시간도 쉬는 시간이 아니라서다.
침대에 누워도
유튜브·SNS·메신저를 통해 끝없이 자극을 소비한다.
머리와 감정이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착각한다.
“누워 있으니까 쉬고 있겠지.”
하지만 감정은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그러니 감정이 고갈된 상태에서 좋아하는 일을 마주하면
설레고 기대되는 것이 아니라
또 에너지를 써야 하는 일로 느껴진다.
충전되지 않은 감정은 어떤 활동이 오는지와 상관없이 반응한다.
좋아하는 일이라도 피로하다.
즐거운 일이어도 귀찮다.
사람을 좋아해도 만나기 싫다.
이건 고장이 아니라 정상 반응이다.
충전 없이 사용했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
✨ 좋아하는 일을 다시 좋아하기 위해 필요한 단 한 가지
많은 사람이 취미를 다시 사랑하기 위해
장비를 사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다시 잡는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것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감정을 회복할 시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고
누워만 있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누군가에게 친절할 필요 없고
성취가 없어도 스스로를 탓하지 않는 시간.
그 시간이 다시 찾아올 여유를 만들어 줬을 때
좋아하는 일이 다시 감정의 안식처로 돌아온다.
우리가 예전에 사랑했던 것들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
단지 사랑할 만큼 마음의 에너지가 남지 않았던 것뿐이다.
지금 필요한 건 ‘무언가를 잘하는 나’가 아니라
그냥 숨 쉬고 존재하기만 해도 괜찮은 나를 허락하는 일이다.